네이버 인사·조직개편 초읽기
17일 이사회서 후보 공표
중앙집권 조직 벗어나
사내독립기업체제 강화
젊은 리더십 전면에
17일 이사회서 후보 공표
중앙집권 조직 벗어나
사내독립기업체제 강화
젊은 리더십 전면에
네이버의 빅테크 도약을 이끈 한성숙 대표는 해외 사업을 챙기는 것으로 역할을 바꿀 것이 유력시된다. 한 대표 후임으로는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인재 중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추천위는 '내부 리더십'과 '글로벌 역량'을 새로운 리더의 핵심 자질로 보고 있다. 기존 C레벨급 관리자를 비롯해 네이버가 자체 운영하는 8개 사내독립기업(CIC) 대표가 모두 CEO 후보군에 속한다. 이에 따른 연쇄 작용으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물러나 공석이 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비롯해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등으로 이뤄진 최고경영진과 CIC 대표들 면면도 대폭 바뀔 전망이다.
기존 C레벨 경영진에서 CEO를 임명할 경우 박상진 CFO가 유력하게 물망에 오른다. 삼성SDS 출신으로 1999년 이해진 GIO를 따라 네이버에 합류한 그는 네이버의 재무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네이버의 굵직한 해외 인수·합병(M&A)과 자금 조달 등 재무적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CFO 산하 조직에 해외 M&A를 위한 조직을 신설하는 등 해외 사업에도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리더십을 위해 40대 CIC 대표 중에서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김승언 아폴로CIC 대표, 이윤숙 포레스트CIC 대표, 정석근 클로바CIC 대표 등이 언급된다. 일각에서는 컨설팅 업체 출신 전문가 등 외부 인사 영입을 비롯해 내부 책임리더(중간관리자)급 이상 임원들도 차세대 CEO 후보군으로 분류돼 조직 개편에 반영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네이버가 내놓을 '리더십2.0' 핵심은 권한 분산과 세계 진출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은 투명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단독 대표 체제에서 공동 대표 체제로 구조를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독립성이 보장된 CIC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도 C레벨단에서의 집단 리더십을 살려 네이버 특유의 중앙집권 리더십을 희석시키는 방향이다.
이번에 CEO직을 내려놓을 것이 유력한 한 대표는 네이버가 국내 1위 인터넷 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이를 다 채우지 않고 새로운 인재에게 권한을 승계할 전망이다. 대신 이 GIO, 신중호 Z홀딩스 최고제품책임자(CPO) 등과 함께 네이버의 해외 사업 확장에 주도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5월 직원 사망 사건 발생 이후 네이버는 경영 쇄신을 위한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조직문화 개선 방안 마련에 몰두해왔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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