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 관련 이미지(사진=애플 뉴스룸)
▲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 관련 이미지(사진=애플 뉴스룸)

한국에서도 글로벌 IT기업 애플(Apple)이 직접 교육하는 앱 개발자 과정을 밟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두터운 애플 팬층에 비해 선발 인원은 연간 200명 수준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할 전망이다. 애플은 경상북도 포항시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포스텍)와 손잡고 한국의 첫 번째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Apple Developer Academy)와 애플 최초의 제조업 R&D(연구개발) 지원센터를 내년에 개소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는 애플의 모바일 운영체제(OS) 'iOS'의 생태계에서 기업가, 개발자,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이 일자리를 얻고 또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iOS 앱 생태계는 한국에서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애플측 설명이다.

9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무료로 제공되며, 19세 이상의 한국 거주자라면 학력이나 코딩 경력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프로그램 신청 접수는 수개월 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애플은 개발자 아카데미 졸업생들에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교육 대상자 선정 방식은 미정이다.

제조업 R&D 지원센터는 전국의 제조 중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최신 스마트 기술 및 친환경 기술에 대한 최첨단 트레이닝을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이 전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에 도입하는 제조업 R&D 지원센터는 국내 제조 중심 중소기업에게 애플의 전문가 및 장비들을 직접 연결시켜 중소기업이 자사의 기술과 공정, 제품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윤구 애플코리아 사장은 "애플은 한국에서 함께 해온 오랜 역사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며, 미래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게 될 의미 있는 투자를 확장하게 됐다"며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와 제조업 R&D 지원센터는 한국 개발자와 기업가, 학생들에게 핵심적인 기술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국가적인 경제적 기회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애플의 투자는 경상북도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경제적 기회를 발굴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협업을 통해 이 지역에 새로운 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한국의 기업가, 학생,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배움과 진로에 대한 기회를 선사하고 세계 경제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성에 사업성 원하는 애플…'포항' 콕 집었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후 내놓은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의 일환이다. 앞선 두 사업이 핵심이다. 제조업 R&D 지원센터에 400억원, 개발자 아카데미에 250억원이 각각 배정됐으며 애플은 특히 이 두 사업에 대해선 지속 의사를 표시했다.

후보지로 처음에는 부산시와 구미시가 유치 경합을 벌였다.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가 두 지역 실사에 참여해 부지를 살폈다. 특히 구미시는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애플의 카메라모듈 주요 공급사 LG이노텍 정철동 대표와 만나기도 하는 등 유치전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최종 후보지로 낙점된 건 그 이후에 뛰어든 포항시였다. 세 지역 모두 수도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균형발전이라는 공익성에는 충분히 부합하는 지역이었다는 평가다. 애플은 이와 함께 포항에서의 사업 가능성을 높이 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디바이스 사업 범위를 전기차(일명 애플카)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또 애플은 다른 국가보다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서비스가 앱 스토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한국에 특화한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할 인력풀이 애플에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포항시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이차전지, 바이오, 수소 등의 기업으로부터 6조8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블루밸리산단, 융합지구, 영일만4산단 등에 이 같은 산업을 위한 특구, 국가연구시설, 실증단지 등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에코프로, GS건설, 포스코케미칼, 한미사이언스 등 대기업은 물론 바이오앱, 바이오파머 등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기술개발역량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발굴·지원하는 '유망강소기업 육성사업'도 펼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포스텍, 두산퓨얼셀, 포항테크노파크와 공동으로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협약을 지난해 체결하기도 했다. 

포스텍은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고등교육이 발표한 2021 THE 세계대학 컴퓨터공학부문 순위에서 카이스트(KAIST), 서울대학교와 함께 '톱3'을 형성하고 있다. 애플의 앱 개발자 교육 인프라 구축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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