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우려 털고 연간 최대 실적 일궈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7일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는 278조676억원, 52조8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2%, 46.79% 늘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기존 최고치였던 2018년 243조7714억원의 14% 이상 훌쩍 뛰었다. 영업이익은 2018년 58조8867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 실적이다.
역대 실적의 1등 공신은 역시나 ‘반도체’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지난 4분기에 ‘반도체 겨울’이 올 것이라는 예상은 우려에 불과했다. PC향 D램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져 ‘다운 사이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객수요는 여전히 강하다며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반박해 왔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고, 수급도 비교적 견조한 상태를 유지했다.
|
4분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펜트업’ 수요가 줄어 생활가전과 TV 사업이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대응하면서 매출 상승세를 유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시장인 북미를 중심으로 가전수요가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역대 최대 매출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1위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에 힘입어 인텔을 누르고 총매출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총 반도체 매출은 209억5800만달러(약 24조9505억원)를 기록, 같은 기간 인텔의 187억8600만달러(약 22조3647억원)를 여유 있게 앞질렀다.
LG전자 역시 올해 처음으로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매출 세계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생활가전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월풀에 2조원 이상 앞서 있다. 월풀은 4분기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활용해 과감한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공급망 문제로 LG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 차질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사상 첫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D램 반도체는 이르면 상반기 말부터 다시 ‘업사이클’에 진입하고,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및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G 기반 차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과 인공지능 연산 기능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등을 출시하며 글로벌 완성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의 경우 상반기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양산에 나서면서 퀄컴, AMD를 비롯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삼성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가전·TV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새로운 ‘먹거리’인 전장사업이 차츰 날개를 펴면서 매출 76조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점차 해소되면서 전장사업의 매출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애플카를 추진하는 애플의 전장 공급 업체로 LG전자가 선정될 가능성도 크게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