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AI·클라우드 개발자 '싹쓸이'

페북·구글 등 '묻지마 채용'에 네이버·카카오 개발인력 이탈 방어 나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를 통해 개발자 수혈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계열사가 연중 수시로 개발자를 채용하지만 특히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이들 사업에서 공격적으로 개발자 '싹쓸이'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등에서 1만명 단위의 대규모로 전 세계 개발자를 쓸어 담는 데 따른 맞대응이기도 하다.

네이버·카카오, AI·클라우드 개발자 '싹쓸이'

네이버클라우드·클로바에서 최근 세 자릿수대 경력직 개발자 확보에 올인하고 있다. 네이버 커리어 사이트에 게시된 53개의 개발인력 채용공고 가운데 절반 이상인 28개가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채용하는 개발자 직군이다. 올해 처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국내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서 선두권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한 투자로 분석된다.

네이버클로바도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하이퍼스케일) AI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클로버노트 등 자사 서비스에 본격 접목시키면서 개발자 채용이 시급해졌다. 특히 클로바노트는 최근 100만 가입자를 돌파, 기업(B2B)과 세계 시장 진출을 꾀하면서 인력 충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리드급 핵심 인재 채용을 위한 파격 조건도 내걸었다. 네이버측 관계자는 9일 “AI 경력 개발자의 경우 연봉과 별개로 사이닝 보너스가 9000만원까지 지급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주식 1000주 정도를 추가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카카오, AI·클라우드 개발자 '싹쓸이'

카카오는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AI·클라우드를 활용한 B2B 솔루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공격적으로 개발자를 뽑고 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검색 엔진과 AI챗봇 '카카오i' 등을 개발하는 AILab이 합쳐지면서 2년 만에 몸집도 2배로 늘어났다. 전체 직원 가운데 개발자가 이미 70% 이상으로 700여명을 웃돌지만 여전히 개발자 모시기에 혈안이다. 1000명 이상 개발자 확보가 목표다. 클라우드 후발 주자인 카카오가 선두권 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강한 의지로 읽힌다.

업계는 국내 플랫폼 업계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자사 개발자 이탈을 막기 위한 보상체계와 맞물려 신규 인력 채용에 파격의 인센티브와 상한 제한이 없는 스톡옵션 제공 등을 내걸고 있어 앞으로도 인재 유치 경쟁, 도미노 연봉 인상은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