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VR·AR 기기 성장세 이어질 것"

VR·AR 기기 출하량 추이 전망. /자료=트렌드포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메타버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내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기 출하량이 올해 대비 26.4%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큘러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소비자용과 상업용 VR·AR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VR·AR 기기가 올해 915만대에서 내년 1202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세는 계속 이어져 기기 출하량은 2023년 1650만대, 2024년 2204만대, 2025년 2576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가 적용되거나 구현 가능한 산업은 게임, 콘텐츠, 엔터업계 등이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지난달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고, 메타버스 위주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 ‘제페토’ 흥행에 이어 SM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업계는 위메이드, 게임빌, 컴투스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영업점을 열기 위해 싸이월드제트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오큘러스 유튜브 캡처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오큘러스 유튜브 캡처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선 별도의 기기가 필요해 하드웨어 시장도 새롭게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스마트폰, 노트북이 아니라 스마트 글래스 등으로 폼팩터가 변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페이스북이 지난 2014년 VR 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를 23억 달러(당시 기준 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한 배경이기도 하다.

VR·AR 기기 소비자 시장에서는 오큘러스가 선두업체가 될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메타버스 관심도가 높아지고 하드웨어 기기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큘러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저가형 제품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단 전망이다. 이를 통해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의 내년 시장 점유율은 66%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상업용 시장은 MS 경쟁력이 높단 분석이다. 가격이 저렴해야 하는 소비자 시장과 달리 상업용 시장은 고가·고성능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많아 시스템이나 맞춤형 서비스가 중요하다. MS는 연간 출하량 20만대가 넘는 ‘홀로렌즈’를 통해 이 부문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5G 통신 확대로 AR·VR 기기를 활용한 영상 기반 원격 애플리케이션의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R·VR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메타버스 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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