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반도체 부족으로 스마트폰 생산량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 13일 소비자들이 서울 강남구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폰13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애플이 반도체 부족으로 스마트폰 생산량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 13일 소비자들이 서울 강남구 애플 스토어에서 아이폰13을 살펴보고 있다. /김영우 기자
애플이 올해 아이폰 생산량을 1000만 대가량 줄일 것으로 보인다. 통신칩을 비롯한 아날로그 반도체 수급에 문제가 생겨서다. 애플의 감산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모바일 제품에 들어가는 D램 수요가 줄어들면 D램값 하락 압력이 한층 더 커진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브로드컴 등에서 필요한 만큼의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동남아시아에 있는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여파다. 애초 애플은 연말까지 아이폰13 생산 목표치를 최대 9000만 대로 잡았지만 8000만 대 정도만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은 지난 9월부터 아이폰13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제때 제품을 배송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공급망의 최상단에 있는 애플이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할 만큼 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TI와 브로드컴 모두 자체 공장 없이 대만 TSMC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는 만큼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위기는 정반대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월 5달러를 넘어선 D램(PC용 DDR4 8Gb 기준) 가격은 이달 12일 3달러61센트까지 떨어졌다. 애플의 아이폰 감산으로 모바일용 D램 수요가 줄면 D램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생산하는 D램 중 모바일용 제품 비중은 30% 선이다.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는 공급망, 메모리 반도체 업체는 공급 과잉 이슈에 발목이 잡히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2일(현지시간) 3178.15에 마감했다. 최근 고점인 지난달 16일의 3473.60과 비교하면 9% 가까이 하락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