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는 2022년 해외주식 유망 종목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옛 페이스북) 등 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를 꼽았다.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기술주가 타격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들 빅테크는 탄탄한 시장 지배력과 경쟁력으로 강세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엔비디아 ASML 등 반도체 기업과 플러그파워 퍼스트솔라 등 친환경 관련주도 증권사가 뽑은 유망 종목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너도나도 애플 강추…MS·메타 질주는 계속

애플, 추천 가장 많이 받아…‘명불허전’ 빅테크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애플이다. 증권사 10곳 가운데 9곳이 애플을 선호했다. 독자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해 가장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애플의 매출총이익률(매출총이익에서 총매출을 나눈 비율)은 42%로 S&P500 기업 평균(34%)을 웃돈다. 세계 스마트폰 제조 시장 점유율은 54%에 달한다. 앞으로는 확장현실(XR) 기기와 애플카 등을 앞세워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전기자동차 등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망 종목 2위는 6개 증권사가 추천한 MS가 차지했다. 미래에셋은 MS를 “매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가이던스(회사의 실적전망치) 상향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성장이 기대되는 부문으로는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게임 부문을 지목했다.

3위에는 메타가 선정됐다. NH투자증권은 메타에 대해 “XR 기기 시장점유율이 70%로 압도적”이라며 “애플과 MS 소니 등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를 자극해 메타버스 시장의 개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친환경 관련주 주목

반도체 기업들도 국내 증권사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과 전기차, AI 등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메리츠증권은 엔비디아를 메타버스 시장이 커질수록 혜택을 입을 기업으로 지목했다. 메타버스에 필요한 반도체와 플랫폼, 소프트웨어 기술을 두루 보유하고 있어서다. AI 기반의 메타버스 협업 플랫폼 ‘옴니버스’, XR 그래픽 향상 기술 ‘클라우드XR’, XR 기기용 GPU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노광 장비 1위 업체 ASML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1위 업체 NXP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키움증권은 세계 반도체 식각 장비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램리서치를 추천했다.

친환경정책 종목도 관심이다.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는 연료전지부터 수전해 장치, 그린수소 생산까지 밸류체인 전반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지닌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은 이 회사에 대해 “수소경제 성장에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이라며 “세계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제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미국 내 태양광 및 풍력 시장 점유율 1위 넥스트라에너지, 미국 최대 박막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퍼스트솔라가 각각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의 추천을 받았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월트디즈니는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재개에 강세를 보일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