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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서 사라지는 미국 SNS…페북 구글 이어 링크트인 중단

손일선 기자
입력 : 
2021-10-15 17:19:36
수정 : 
2021-10-15 20: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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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트위터·구글 이어
통제·검열 강화에 결국 백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트인이 중국 내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중국이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면서 현재 중국에 남아 있는 유일한 미국 기업 SNS인 링크트인마저 중국 시장을 떠나게 된 것이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14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중국 당국의 강력해진 검열과 더 엄격해진 규정 준수 요구에 따라 중국 내 링크트인 서비스를 올해 말 중단한다"고 밝혔다.

링크트인은 2014년 중국 현지에서 간체자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6년 MS에 인수됐다. 이후 링크트인은 중국 본토 회원을 5000만명 이상으로 늘리며 자리를 잡아갔다. 이 같은 가입자 수는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링크트인은 중국에 남아 있는 유일한 미국 빅테크 SNS였다.

앞서 포털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른 미국 SNS들은 중국 당국의 콘텐츠 규제 등으로 인해 중국 시장을 떠났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2009년 중국에서 서비스가 차단됐고 구글은 중국 당국의 검색 결과 검열을 거부하다 2010년 철수했다.

다른 미국계 SNS와 달리 링크트인이 지금까지 중국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MS가 콘텐츠 규제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왔기 때문이다. 다른 SNS와 달리 구직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라는 점도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갈수록 격해지고 중국 당국이 인터넷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링크트인도 위기에 처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규제 문제'를 이유로 링크트인의 중국 내 신규 회원 가입 서비스를 한 달간 중단시켰다. 링크트인 사용자들이 '중국 내에서 금지된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링크트인에 콘텐츠 규제 강화를 위한 데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중국에서 활동하던 교수, 언론인, 인권운동가 등의 링크트인 계정이 속속 차단됐다.

이에 링크트인이 결국 백기를 들고 중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미국 정치권에서 링크트인이 중국의 정보 통제에 협조하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지는 것도 링크트인의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MS와 링크트인 경영진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해 미국 언론인 등에 대한 검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링크트인은 중국 사업을 다른 형태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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